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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불편러’를 불편해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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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불편러’를 불편해하는 당신에게

2016-12-06 17:18


지난 11월, 한 여대에 대자보가 붙었다. 제목은 ‘내가 시위에 가지 않은 이유’.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는 이들 속에서도 누군가는 여성에게 성추행을 하고, 여성비하발언을 일삼고 있 으며, ‘대의’ 속에서 여성들은 늘 2등 시민으로 희생당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이후 온라인 상에는 이 내용에 동의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동의를 할 수 없다는 사람들은 ‘해일이 밀려오는데 조개나 줍고 있다’며‘ 대의를 위한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사소한 것에 대한 집착은 옳지 않다’는 이유였다. 

일명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광장에서는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정의가 바로서지 못한 현실을 비판하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촛불을 켠다. 그러나 그 현장에서 여성에 대한 성추행과 비하 발언들이 난무한다면 과연 그 자리에서 요구하는 정의와 민주주의는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는 소수가 호소하는 불편함에 대해서도 귀 기울여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함께 쟁취하고자하는 민주주의와도 직결되어있다.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지며 누구나 그것을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진리를 담고 있다. 누군가가 어떤 것을 불편해한 다면,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서 그 목소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불편함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다. 대통령을 여성이라는 성별을 가진 자로서 비난하는 행위를 불편해해야 하고, 광장에서 장애인을 비하하는 단어가 사용되는 것도 불편해 해야 한다. ‘성’과‘ 장애’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므로 비난의 대상 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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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큰 주제에 흠집을 내고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프로불편러’라는 딱지를 붙인다. 그리고 일부는 그들의 목소리를 ‘예민한’ 사람들의 ‘정상 범주를 벗어난 주장’으로 치부해버린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을 불편해하는 사회는 더 발전된 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 역사적으로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불편해 했던 ‘프로불편러’들이 지금의 사회를 만들었다. 당연했던 왕정정치를 불편해하고, 여성 참정권의 배제를 불편해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불편해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싸워서 이룩한 사회가 바로 지금의 사회이다. 우리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글 이다현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 smartsally2@naver.com)

※위 글은 투고한 독자의 원고를 그대로 담은 것이며, 독자의 허락 하에 문맥상 필요한 어휘와 일부 문장만 수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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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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