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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첫 방중, 18년 전 김정일 때와 비슷하지만 다른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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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의 첫 방중, 18년 전 김정일 때와 비슷하지만 다른 상황


김정은의 첫 중국 방문은 2000년 김정일이 처음 중국을 방문했던 때와 비슷한 측면이 많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고 1998년 국방위원장에 취임하여 북한 최고지도자가 된 후인 2000년 비밀리에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주석을 만났다. 김정은은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한 후 2016년 국무위원장에 취임하여 최고 권력자가 되었고 2018326일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김정은도 남·북 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김정일처럼 비밀리에 중국을 찾았다. 김정은과 김정일 모두 첫 번째 정상회담 대상이 중국의 주석이라는 것과 단둥-선양-베이징 노선을 특급열차로 이용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김정은과 김정일이 남·북 정상회담 목전에 중국을 방문했다는 점도 닮았다. 김정일은 2000615일 남·북 정상회담을 진행하기로 합의하였는데 2000529일 북·중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김정은 역시 20184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두고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 또한, ·북 정상회담을 직전 북·중 관계가 매우 좋지 않았다는 점도 유사하다. 김정일이 2000년 중국을 방문하기 전까지 북·중 관계는 1992년 한중수교로 인하여 매우 악화한 상태였고 연례적이었던 양국 지도자 간의 교류가 완전히 중단된 상태였다.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의 북·중 관계도 2013년 장성택 처형, 2016년 수소탄 실험 등으로 인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관계 회복 측면의 북·중 정상회담이 2000년과 2018년에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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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김정일의 중국 방문이 몇 가지 부분에서 유사한 점이 있으나 차이점도 있다. 첫 번째로 김정은이 리설주를 공식적으로 대동하였는데 이는 북·중 관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김정일의 경우 4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이 북·중 정상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포착되었으나 이번 리설주처럼 영부인처럼 공식행사에 등장하지는 않았다. 리설주는 시진핑-펑리위원, 김정은과 함께 환영연회에 참여하고 공연을 관람하였다

이는 북한이 정상국가화 하고 있다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두 번째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의 만찬에는 중국 상무위원 전원이 참여하였으나 이번 김정은과의 만찬에는 리커창 총리, 왕치산 부주석, 왕후닝 중앙서기처 제1서기 등 7명중 3명의 상무위원이 참석하였다. 다른 배석자들은 양제츠 정치국 위원, 왕이 외교부장,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등이 참석하였다

이를 두고 김정일 시대에 비해서 격이 낮아졌다고 볼 수도 있으나 중국 지도부 최고위 인사들과 외교안보라인의 핵심들이 참석한 만큼 격이 낮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세 번째 북한과 중국을 둘러싼 외부 환경의 판이하다

먼저 2000년 북한은 핵실험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상태였으나 2018년까지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했고 자신을 핵보유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2018년의 북한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완성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두 번째로 미국 정부도 처지가 다르다. 2000년도의 미국 클린턴 정부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으나 2018년 미국 트럼프 정부는 최대한의 압박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제네바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음에도 지속해서 대화하려고 시도하였다.

 2000년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이 특사로 워싱턴을 방문하여 클린턴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였고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과 면담하는 등 대화를 지속하려고 노력하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백악관 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임명하였으며 북한의 정권교체를 주장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새 국무장관에 임명하고 북한에 최대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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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중국의 입장이다. 2000년대 국제사회는 중국에 조정자 역할을 기대하였고 2018년에는 조정자 역할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고 동북아 정세에 주도권을 가져와 조정자로 다시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런 중국의 입장은 과거 김정일에게 했던 것처럼 단순히 산업지구들을 소개해주고 개혁개방을 홍보하고 설득하여 능동적인 변화를 촉구하던 형태나 나타나고 있지 않다. 중국은 과거와는 달리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대북제재 동참하고 있고 북한은 여기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김정은은 중국과의 정상회담으로 현재 처한 고립상황을 돌파하려고 하고 있다

과거 김정일이 했던 것처럼 합의-보상-파기의 형태로 이익을 취한 후 북한의 전략적 자산인 핵은 지켜내려고 한다

실제로 김정은은 시진핑과 정상회담에서 핵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이며 축소하는 단계마다 보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을 이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선 핵 폐기 후 보상이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있다.

양국 간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중국의 역할이 다시 한 번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00년 김정일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인 64일 모스크바에서 푸틴과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협력, 우호증진, 국제문제 협력을 골자로 11개 항의 북·러 공동선언 채택했다

이후 2001년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우리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나라들이라면 그 어떤 나라든지 대외관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서방 17개국과 수교를 맺었다. 과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이 김정일과 비슷한 행보를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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