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인권침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입을 통해 처참한 북한인권 실태가 폭로됐다. 재북 당시 인민보안성(경찰), 비(非)사회주의 현상을 통제하는 조직 109상무 등서 간부급으로 활동했던 탈북민들은 과거 인권유린 가해 경험을 고백, 용서를 구하는 한편 북한 내 반(反)인도범죄의 최종 책임자인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NK지식인연대와 북한인권법 실천을 위한 단체연합이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동주최한 ‘ICC제소, 북한인권 가해사실 증언공개’ 기자회견에서 ‘비사회주의검열상무(비사회주의그루빠)’ 출신이자 함흥공산대학 교수로 재직했던 탈북민 김 씨는 “비사회주의그루빠는 대표적인 북한인권 가해자 조직”이라면서 “당시 사상적 이탈자, 조직적 반당행위 분자들, 자본주의를 퍼트리는 자들, 북한사회의 법제를 해치는 사람들을 단속해 처벌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접근하지 못하도록 비인간적 행위를 포함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던 당시 활동에 대해서도 상세히 증언했다.
그는 2000년 함흥시 동흥산 구역 개인 주택 불신검문 과정에서 중학생 3명이 한국 드라마 ‘모래시계’를 몰래 시청하는 장면을 적발했던 경험을 거론, “녹화테이프는 아버지가 도당 위원회 선전비서의 아들이 가지고 온 것이라 아버지인 선전비서를 취조했는데, 취조하는 과정에서 선전비서는 열 손가락이 다 부러졌고 각목으로 맞는 등 매일같이 고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당시 어떤 가학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당시 억울한 삶을 강요당한 분들이 살아계신다면 속죄하고 싶다”면서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했다.
김 씨가 속했던 비사회주의그루빠는 1983년 김정일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해 당과 군, 보위, 안전 기관들에서 선출된 충성분자들로 조직됐다. 김 씨는 검열과정의 모든 상황과 처벌 결과를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활동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탈북민의 증언도 이어졌다. 함흥 철도보안부 승차보안원 출신인 탈북민 김 씨는 “나는 북한의 인민보안원으로서 행했던 인권유린 행위를 후회한다”면서 “북한에선 ‘인권’이라는 것이 없다보니 철도 안전부에서 사람을 때리는 것은 (당에 대한)애국으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이)또 노예사회이기 때문에 누구한테 맞아 죽어도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자의 경우 성희롱이라는 개념이 없다. 조사를 받게 되면 무엇을 감췄는지 옷을 벗기는 것은 본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어 “북한에 ‘1호 행사’가 있을 때는 24시간 모든 철길을 통제하는데 이때 몰래 이탈한 사람을 때리는 것은 죄가 아니고 오히려 때리지 않는 사람이 처벌받는 사회가 북한이다”며 충격적인 북한의 실태를 소개했다.
김정일의 ‘암행어사’로 불리던 국방위원회 ‘109검열상무’ 출신인 탈북민 장 씨는 “휴대용 도청 장비와 전파감지기로 (북한 주민들의)외부정부 시청기록을 고발했다”면서 “4인으로 구성된 기술 팀에서 6개월 동안 저장매체를 살려 외부정보 시청 기록을 보고한 건수만 수천 건을 넘는다. 기술팀의 집요한 분석결과에 따라 극형에 처하거나 정치범 수용소로 이송된 주민도 상당수”라고 증언했다.
주민들의 외부 정보 접촉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망가진 영상저장 매체들을 살리거나 휴대용 도청장비나 전파감지기를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맡았던 장 씨는 “저희들이 살려낸 (저장매체)기록 때문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이들이)수용소 내지는 교화소에서 피눈물을 흘렸을 생각을 하니 너무나 죄스럽다”고 참회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개최한 NK지식인연대 측은 탈북민들이 북한인권 가해 사실을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증언자들이 심리적으로 부담이 컸지만 북한 당국을 ICC 법정에 세우기 위해 기자회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NK지식인연대는 “ICC가 북한인권 탄압의 주범인 김정은을 처벌하기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특히 북한주민들의 인권 피해 조사 기록과 함께 가해자 진술 및 증언도 더 많이 고발돼야 한다”면서 “북한인권 가해사실이 증언된 자료를 ICC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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