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신 스마트폰 평양 2423 입수…보안 한층 강화했다
데일리NK가 북한의 최신 스마트폰 ‘평양 2423’을 입수했다. ‘평양 2423’은 제품 상자에 생산 날짜가 2018년 10월로 표기된 북한의 최신 스마트폰으로 관영매체나 선전 매체에도 거의 소개되지 않은 모델이다.
이전 스마트폰 평양 ‘2318’에 비해 한층 강화된 보안
데일리NK가 ‘평양 2423’을 분석한 결과 이전 버전의 스마트폰 보다 보안에 한층 더 신경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통해 세상의 지식과 정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지만 북한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선 기능을 제한당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당국이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 확산에 상당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해석된다.
우선, 이전 버전의 북한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들은 USB로 컴퓨터에 연결하면 내부 폴더에 접근할 수 있었지만 ‘평양 2423’은 폴더에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 외부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에 새로운 파일을 넣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원천적으로 외부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접근을 막은 것인지 아니면 아이폰의 ‘아이튠즈’ 같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게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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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별도의 SD카드를 사용할 경우 ‘기억카드로 사용’, ‘내부기억기로 사용’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문구가 뜬다. ‘내부기억기로 사용’을 선택하면 SD카드를 현재의 전화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초기화할 것을 요구한다. ‘기억카드로 사용’을 선택할 시 초기화를 요구하지는 않지만 내부 기억장치와 마찬가지로 USB를 이용한 폴더 접근이 막힌다.
특히 외부 컴퓨터에서 SD카드에 이미지 파일(JPG, PNG), 문서파일(PDF) 등을 복사한 후 핸드폰에 삽입 할 경우 파일들이 모두 지워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사에 스마트폰을 제작할 당시 허가되지 않은 파일은 자동을 삭제하는 기능을 추가시켜 놓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서, 사진, 영상 이외에 몇몇 다른 형식의 파일(예:시스템 파일)은 지워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주민들에게 영향을 줄만한 요소의 파일만 제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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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앱 장터인 ‘길동무 4.1’의 사용설명서에는 인증파일은 ‘구입’하고 원천파일은 ‘내리적재(다운로드)’하라고 안내되어 있다. 이는 앱 마켓에서 앱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앱을 구동하기 위한 인증파일을 구매하는 것이다.
인증파일은 스마트폰에서 앱이 실행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파일로, 대표적인 앱 마켓인 구글플레이(안드로이드 전용)의 경우 개발자가 파일을 업로드할 때 인증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용자가 다운로드할 때 별도의 인증파일을 다운 받지 않아도 된다. 이는 인증파일(키)이 다운로드 받는 파일 안에 있다는 의미이다.
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앱은 불법 복제를 통한 유통이 심각해 개발사들에서도 이를 차단하기 위해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도 앱의 불법복제와 임의 설치를 막기 위해 인증파일과 원천파일을 분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증파일의 경우 앱 장터를 통해서만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앱의 원천파일 형식(APK, PDF, MP4 등)에 따라 인증파일 형식도 모두 다르다.
북한 당국이 앱의 보안, 인증과 관련한 파일을 삼중(스마트폰 가입 정보, 마켓 회원가입 정보, 인증파일 형식 다양화)으로 관리해 무허가 앱의 배포와 설치를 막으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용설명서에는 원천파일은 대용량 파일로 데이터 요금이 많이 들 수 있으니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는 북한에 3G망이 아닌 와이파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내려받을 수 네트워크 수단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별도의 파일을 스마트폰 안에 넣으면 자동으로 파일이 지워지는 설정이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 받은 파일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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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디자인 모두 개선…2014년 발표된 갤럭시S4 수준
‘평양 2423’은 주로 전화기, MP3 플레이어 등을 생산하는 북한의 체콤기술합영회사의 제품으로 이 회사는 셀룰러 형 태블릿 ‘평양3404’도 만들었다.
‘평양 2423’은 대만의 반도체 회사인 미디어텍(MEDIATEK, Inc.)의 MT6737 칩셋( 메인보드에 설치된 집적 회로군)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2014년 내놓은 갤럭시S4보다 약간 떨어진다고 볼 수 있으며 현재 같은 칩셋을 사용하는 스마트폰들은 100~15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북한 스마트폰에 64bit를 지원하는 칩셋이 처음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기존 스마트폰들은 32bit를 지원하는 칩셋으로 2에 32승까지 이진법으로 계산하고 표현할 수 있었다. ‘평양2323’에 들어간 MT6737은 64bit를 지원하는 칩셋으로 2에 64승까지 수를 계산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두 배의 성능을 낸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64bit 지원 칩셋을 사용함으로써 4기가 바이트 이상의 메모리를 장착한 제품들도 향후에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4년 발표한 갤럭시노트4부터, 미국 애플은 2013년 아이폰5S부터 64bit를 지원하는 칩셋을 사용했다.
‘평양 2423’의 운영체제는 2017년 8월 발표된 안드로이드 오레오(8.0)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은 지난 8월 발표된 파이(9.0)이지만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해당 버전을 빠른 경우 지난 10월부터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있다. 또한 상당수가 아직 테스트 중이어서 북한도 나름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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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지문인식, 음성인식 등 신기술 선보여
북한의 ‘평양 2423’에는 와이파이, 지문인식,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앱) 장터, 네비게이션, 전자책 구매 서비스 등 새로운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적용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평양 2423’은 본지가 지난해 입수한 ‘평양 2418’에 없었던 와이파이 기능이 추가됐다. 다만, 국내의 와이파이 신호는 스마트폰이 감지하지 못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와이파이 애플리케이션(앱) ‘미래’를 통해 국가망에 접속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특별한 경로를 통해서만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양 2423’에는 앱을 내려받을 수 있는 ‘나의 길동무 4.1’와 ‘자료봉사 2.0’이 설치되어 있다.
‘나의 길동무 4.1’은 삼흥정보기술교류소에서 제작한 앱으로 게임, 영상 등 오락 위주의 프로그램들을 내려받을 수 있다. 삼흥정보기술교류소는 안드로이드용 프로그램 개발에 전념하는 업체로 회사의 개발자들은 김일성종합대학을 비롯한 주요 대학의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20대가 주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의 길동무 4.1’은 점수를 통해 앱을 내려받는 형식이며 점수는 전성카드와 삼흥카드로 충전할 수 있다. 전성카드는 북한의 체크카드로 외부에 많이 알려졌지만 삼흥카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아 삼흥정보기술교류소에서 자체 제작한 체크카드 혹은 앱 전용 선불카드인 것으로 추정된다.
‘나의 길동무 4.1’의 첫 화면에 ‘평양 2419, 평양 2421에서 도서열람 가능’이라는 표현이 적혀 있어 해당 기기들이 현재 북한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으며 ‘평양 2423’이 가장 최신 버전인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자료봉사 2.0’은 구글의 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와 유사하며 앱, 전화 벨소리, 배경화면 등을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자료봉사 2.0’은 북한의 스마트폰 결제 프로그램인 ‘울림’으로 결제가 되며 울림은 전성카드로 충전이 된다. 따라서 삼흥카드로는 ‘자료봉사 2.0’을 이용할 수 없다.
또한, ‘평양 2423’은 후면부에 지문인식 센서를 통해 잠금 해제를 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현재는 스마트폰의 잠금 해제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금융 등 보안이 필요한 앱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도서열람기 ‘광명 1.22’ 앱은 북한의 사회·과학교육·상식·의학·문예 등과 관련된 책을 볼 수 있는 앱이다. ‘광명 1.22’에는 ‘구입한 도서’라는 항목이 있어 북한이 미국 애플의 ‘아이북’과 같은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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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테두리) 줄이고 제품 박스 포장 개선하는 등 디자인에도 신경
북한의 최신 스마트폰인 ‘평양 2423’은 디자인 면에서도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우선 눈에 뜨인 점은 제품 박스 포장이 다채로운 북한 풍의 사진들이 담겼던 전 제품들과는 달리 검은색 박스에 제품명과 회사명만 쓰여있으며 박스 내부 역시 잘 정돈되어 있어 한층 세련되진 모습이었다.
외형적으로는 사파이어 블루와 유사한 색을 적용했으며 베젤(테두리)을 크게 줄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9과 비교했을 때 두께의 차이가 있지만, 디자인이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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