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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신고’ 강조에 北주민 “원수님도 신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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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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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한 전직 미국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과 김정은·리설주 부부. /사진=연합

북한 당국이 3, 4월 ‘반 간첩투쟁월간’을 맞아 주민들에게 암해분자 책동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신고체계를 철저히 세울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중 국경지역인 양강도에서는 “남조선(한국) 안기부(국가정보원)와 외국인 등 적(敵)들의 계략으로” 간첩행위에 가담할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바짝 높여야 된다는 선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전국에서 ‘반 간첩투쟁월간’을 맞아 여러 방식으로 반간첩 기동 예술선전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학생들까지도 일부 1, 2급 기업소들에 찾아가 선전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렇게 직장이나 인민반을 통해 강조하고 있는 건 신고체계 확립과 더불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또한 반 간첩투쟁월간에 자수하는 자는 저지른 죄보다 관대한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례행사로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호응은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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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은 “주민들은 ‘보안원도 못 잡는 간첩을 우리가 무슨 수로 잡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강연회나 회의에서 그냥 잠을 자기도 한다” 전했다.

또한 비현실적 선전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그는 “일부 여성들은 ‘해마다 간첩신고를 하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무슨 간첩이 그리 많은가’라며 ‘외국 사람과는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우리가 어떻게 간첩신고를 할 수 있겠냐’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해외에 나가 한국사람이나 외국인을 만나는 대상은 주로 간부들인데, 일반 주민에게 신고하라는 게 말이 되나”라면서 “일부 주민은 ‘미국 사람(로드먼)도 만난 적 있는 원수님(김정은)을 신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곤 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간첩 사건을 처리하는 당국의 무능을 지적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 2016년 4월 혜산시에서 제7차 당(黨) 대회를 비난하는 낙서사건이 발생했는데, 아직도 범인을 잡지 못한 걸 두고 조롱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에게 자필서도 받아가고 국가보위성에서 검열도 진행했지만 다 소용없었다”면서 “애꿎은 우리들만 닦달하지 말고 제대로 수사나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농을 좋아하는 주민은 ‘이제는 신소(伸訴) 편지를 쓸 때 손이 아닌 발로 쓰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엉뚱한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당국이 신소 편지도 걸고넘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당국의 무능을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북한 형법 제64조(간첩죄)에는 “공화국 공민이 아닌 자가 우리나라에 대한 정탐을 목적으로 비밀을 탐비, 수집, 제공한 경우에는 5년이상 10년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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